[창업이야기] 20. Zemanta, 덴마크 기업
앱 출시 후 7개월 동안 기능 개선과 버그 수정 일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을 때 회사에 신선한 물과 같이 활력소가 될만한 소식이 도착했다. 다른 회사에서 업무 제휴 요청을 해 온 것이다. 첫 요청을 해 온 회사는 Zemanta라는 회사였는데, 이 회사는 책, 음악, 정치, 영화, 여행, 기술 등 특정 정보와 관련된 링크, 태그, 사진 등을 추천해 주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었다. Zemanta는 자신의 추천 기능을 Blogsy와 통합해서 사용자가 포스트를 작성할 때 관련 링크나 태그,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을 받았을 때 참 기분이 좋았다. 다른 회사가 접촉을 해 왔다는 것은 외부에서 Blogsy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회사와의 제휴로 회사가 더 커지게 되면 내가 직접 회사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제휴 요청에 우리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Zemanta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일을 진전시켜나갔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 중에 Zementa 기술 담당자와 Skype로 화상 통화를 하며 Zementa의 추천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해당 기능을 어떻게 Blogsy에 통합할 수 있을지 의견도 교환했다. 그러고 나서 Zementa로부터 업무 제휴 관련 계약서 초안을 받았다. 초안을 검토해서 수정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휴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하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먼저 이런 추천 기능이 Blogsy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블로거에게는 이런 기능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보통 블로거에게는 이 기능이 별로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또 Zemanta의 추천 기능에는 성인자료 필터링 기능이 없어서 만약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면 먼저 이 부분을 해결해야 했다. 다시 말해 추가적인 기능을 구현해야 했다.
수익의 관점에서는 Zemanta는 사용자가 추천 기능을 사용할 때 보게 되는 광고에 대한 수익 분배 모델을 제안했는데, Zemanta의 추천 시스템을 Blogsy에 통합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 대비 수익성이 높이 않다고 판단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어떤 일을 할지 말지에 대해 항상 스타트업의 제한적인 자원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판단했다.
그 후 덴마크 기업의 업무 제휴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 회사는 덴마크 수만 개의 학교에 동영상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회사였는데, 자신들의 솔루션을 Blogsy와 통합해서 Blogsy에서 해당 동영상 솔루션의 동영상을 불러오고 포스트에 첨부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을 요청해왔다. 이일은 Blogsy의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이 동영상 솔루션을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어서 사용자에게 방해되지도 않고 이 기능을 Blogsy에 통합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2주 정도로 짧게 걸릴 것 같아서 우리는 이 제휴를 수락하기로 했다. 남은 것은 비용을 결정하는 것이었는데, 우리 쪽에서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일단 생각하고 있는 금액보다 많이 부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3천만 원 선을 생각하고 그것에서 조금 더 부른 4-5천만 원을 비용으로 제안했다. 그리고 나서 그 덴마크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두 번의 경우 모두 비록 실제 제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기억 속에 좋은 기억,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 이유는 아마도 나 자신의 이익과 직접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가 만약 다른 고용된 회사에서 같은 상황을 겪었다면 이런 업무 제휴가 단지 또 다른 일로 느껴질 뿐 즐거움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